업무 관계로 1년에 10개월을 지방에 다니다 보니 가는 곳마다 맛있는 냉면집이 없나 하고 찾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깨닿게 되는 것은 맛있는 것은 사람 많이 사는 곳에 많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수도권이고, 특히 사람많고 돈 많은 여의도에 대한민국 맛집이란 맛집은 다 모여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지만, 출장 간 곳에서 맛있는 냉면집을 우연히 찾았을때는 간만에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김해시에서 냉면집을 검색하다 지도에서 우연히 찾게 된 곳이다. 김해가 진주와 가깝다보니 인제대가 위치한 부원동이나 장유 주택가쪽에서 진주냉면집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데, 부원동 경전철 역 근처 있는 냉면집을 하나 찾았다.
진주에 가면 유명한 진주냉면집에 3군데 있는데, 하연옥, 진주냉면산홍, 황포냉면이다. 상호로 봐서 황포냉면의 분점 같기도 한데 정식 분점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진주 황포 냉면에는 고명으로 황태가 올라가는 특미냉면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여기에는 섞어냉면이라는 메뉴가 있다. 사진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름이 다른걸로 봐서 정식 분점은 아닌 듯 하다.
진주 황포냉면에는 소머리 수육과 육전, 만두 등의 메뉴가 있는데 여기는 조금 다르다. 냉면이라는 것이 아무라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여름이 아니면 잘 먹지 않는데, 계절을 봐서 육개장이나 비빔밥등의 메뉴를 추가한 듯 하다.
진주냉면은 메밀이 주 성분인 평양냉면 면발과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만드는 함흥냉면과는 다르게 메밀과 고구마 전문을 섞어서 면을 만든다.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에 비해 면발이 굵고, 쫄면 면발같이 탄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주냉면 육수는 해물이 많이 들어가는데, 바지락, 홍합, 해삼, 전복, 버섯을 우려낸 육수에 장국과 쇠고기 육수를 섞고 장국을 넣어 맛을 낸다. 식객을 보면 잡내를 잡기 위해 뜨겁게 달군 쇠막대기를 쓴다고도 한다.
모양은 딱 진주냉면이다. 계란 지단이 많이 올라간 것이 좀 다르고, 다른 진주냉면과 다른점은 깨가 많이 뿌려져 있다는 것이다. 면을 섞지 않고 육수를 한 모금 해 보니 황포냉면 보다는 하연옥 육수에 가까운 맛이다. 황포냉면은 짭쪼름한 맛에 해물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 냉면은 짭쪼름함 속에 해물향보다는 육수향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뒷맛으로 참기름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삶은 계란이 올려져 있고, 진주냉면의 시그너처인 두툼한 육전과 오이, 무김치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다. 전형적인 진주냉면 고명이다. 진주냉면은 평양냉면과 달리 집마다 올라가는 고명에 차이가 조금 있다.
육수를 먼저 맛보고 면을 푼 후 한 입 맛보자, 진주냉면 특유의 쫄깃한 면이 느껴진다. 쫄깃한 면이 진주냉면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쫄면보다는 부드럽고 함흥냉면보다는 잘 끊어지지만 평양 냉면보다는 쫄깃한 식감. 면의 탄력이나 질감으로 봐서 면을 직접 뽑는 듯 하다.
하연옥 계열 진주냉면은 육전이 조금 과한 면이 있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냉면은 고명과 면, 육수의 조화가 중요하다. 특별히 고명을 먹는다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면을 다 먹을때 쯤이면 자연스레 고명도 사라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집 역시 육전이 조금 과하다. 고명이 과하면 면과 따로 노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면을 먹다가 따로 육전을 건져 먹어야 할 정도다. 짭쪼름한 육수를 머금은 육전은 충분히 맛있지만, 냉면은 역시 면과 함께 고명을 먹는 것이 어울린다.
면과 고명을 다 건져먹고 육수를 들이켜니, 참기름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참기름 냄새는 많이 나지 않는데 참기름 특유의 약간의 쿰쿰한 맛, 즉 쩐내가 느껴진다. 저온 압착 참기름을 조금 넣은 듯 하고, 조금 오래된 참기름을 쓴 것 같다. 저녁에 혼자 온 손님이라 신경을 덜 쓴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냉면의 깔끔함은 많이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맛있지만,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닌 듯 하다. 동네 분식집 냉면이나 국수집에서 파는 구색 갖추기용 냉면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냉면 전문점 치고 빼어난 맛은 아닌 듯 하다.
위치: 경남 김해기 호계로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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