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밀면

개금밀면

Cold Noodle 2023. 6. 7. 19:11

부산 동의대에 출징 갈 일이 있어서, 점심때 오랜만에 본고장 밀면을 먹고자 개금 밀면에 들렀다. 개금밀면은 명절때 자주 들르는 곳이라, 이번엔 가야밀면에 가려고 했으나 휴업이었다.

 

밀면은 625때 부산으로 피난온 북한 사람들이 냉면을 먹고자 했으나 메밀을 구하기 힘들어 미군에게 원조받은 밀가루로 면을 민들어 육수에 말아먹은 음식으로 알려져있다. 그 과정에서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루어, 경상도 음식답게 맵고 짠 맛이 많이 들어간 부산 토속음식이 되었다. 소고기 편육이 올라가는 냉면과는 달리 돼지고기 편육이 올라간다.

 

밀면을 처음 상업화 한 곳은 우암동에 있는 내호냉면이다. 흥남 내호라는 곳에서 동춘면옥이라는 냉면집을 운영하던 정한금 여사께서 부산으로 피난을 와서 미군 원조로 많이 풀려있던 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밀면의 시작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밀면의 뿌리는 평양냉면이 아닌 함흥냉면이다.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야밀면이 인기를 끌었고, 닭과 돼지 육수에 한약재를 섞어 육수를 내는 개금밀면이 부산 대표 밀면으로 자리잡았다. 내가 부산에 살때는 내호, 가야, 개금밀면 외에 교대앞 국제밀면과 서명 춘하추동이 유명했는데, 지금은 다른 밀면집도 많이 생긴것 같다. 부산에서는 웬만한 중국집에 밀면 메뉴가 있고, 가끔씩 놀라운 맛을 내는 중국집도 있다.

 

개금밀면. 일단 부산사람인 내 입맛에는 무지 맛있다.

 

아쉬운 부분인데, 패스트푸드 시스템이다. 자동주문하고 내가 받아와 먹고 반납도 직접해야한다. 맥도날드와 같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메뉴는 물밀면과 비빔밀면, 만두가 있고 고명을 따로 주문할 수 있게 되어있다. 냉동 포장제품도 있는데 판매를 중단한 듯 하다. 예전에 밀키트 업체와 제휴하여 밀키트 형식의 밀면도 팔았는데 지금은 중단한 듯 하다. 밀키트 형태로 판매되는 밀면중에서는 제일 맛있었는데 아쉽다. 

 

부산 올때마다 가끔씩 들리는데, 올때마다 맛의 편차가 있다. 어느날은 못 먹겠다 싶을 정도로 맛이 없고, 어느날은 옛날과 맛이 똑같고, 어떤 때는 싱겁고, 어떤 때는 짜다. 오늘은 괜찮은 편에 속하는 싱거운 날. 싱거우면 양념장을 더 넣으라고 할 수 있으나, 기본 양념장의 양은 음식점의 기본 맛 중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요즘 부산의 밀면들이 대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데(부산역 앞 초량냉면... 그 집이 맛집이라니...), 더 신경써서 맛을 유지해 주면 좋겠다. 돼지국밥과 밀면이 소울푸드인 부산 사람으로서 바램이다.

 

제일 맛있을 때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 역시 부산에서 Top 3중의 하나인 밀면집 답다.

 

맛있다.

 

위치: